본문 바로가기

[회고] 2023년 하반기 - 미련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 들어가며 언제나 다정하게 가족 옆을 지킨, 환갑이 된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 왕복 5시간 거리를 출퇴근했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며 백화점 매대에서 소리 내어 이목을 끌어야 했고, 매대에 물품이 빠질 때면, 창고에서 물품을 꺼내와 채워 넣어야 했습니다.퇴근하고서는 밀린 집안일들을 해야 했고, 잠들기 전에는 파스를 이곳저곳 붙이며, 다음 날 아무 일 없다는 듯 새벽같이 출근했습니다. 출근 전 당신은 늘 빼놓지 않고, 혼자 있어도 라면 끓여 먹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있으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했습니다. 자식이 밥을 굶을까 걱정된 탓인지 당신은 언제나 식탁 위에 반찬들을 올려두고 출근했습니다. 음식이 놓인 식탁 위에는 시간이 갈수록, 반찬 대신 당신이 복용해야 할 약이 늘어만 갑니다..
[회고] 2023년 상반기 - 친절한 자세를 흩뜨리지 않도록 들어가며 가끔 당신으로부터 옛이야기를 듣습니다. 당신의 자식이 열이 끓어올라 병원에 가야 하는데, 당장 병원비가 없어 이웃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셨다는 이야기. 당신의 자식이 집에 친구들을 데려왔는데, 집이 너무나도 좁아 친구들의 표정이 좋지 못한데도 당신의 자식은 누구보다 밝게 웃고 있었다는 이야기. 누군가 당신의 자식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 '계란프라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까지. 당신은 늘 과거의 이야기를 모두 마무리 지을 때쯤이면, 어렵지만, 바르게 성장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고맙다는 이야기는 당신이 들어야 하는데, 당신은 늘 먼저 고맙다고 이야기합니다. 참 신기하게도, 당신은 아무리 힘들어도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해 음식을 나누..
[회고] 2022년 하반기 - 다정함을 닮을 수 있다면 들어가며 계절에 상관없이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이면 출근했던 당신과 가족을 위해 새벽 기도를 다니는 당신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본 적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합니다. 여전히, 오래, 그리고 소중하게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하는 사람에게 보답할 수 있는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지만 때론 삶의 풍파에 못 이겨 당신이 시야에 보이지 않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문득 집으로 향하는 길, 사진첩에 손주를 안고 있는 당신의 영상을 우연히 봤습니다. 조카의 울음소리 가득한 영상 속 당신의 얼굴에 있는 주름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시야에 당신을 계속해서 담아둘 수 있도록 모니터 화면에 당신 모습을 걸어뒀습니다. 당신의 다정함을 조금이라도 닮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정한 사람이 되어 나의 도전을 응원하는 사람에게 보답하는 삶, ..
[회고] 2022년 상반기 - 당신을 향한 기착(寄着) 들어가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 있지만, 옆에서 도전하는 사람을 묵묵하게 응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의 도전을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지난 상반기를 돌아봅니다. 누군가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나의 도전은 당신의 젊음을 갉아먹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응원한 당신에게 보답할 수 있는 삶을 살았는가 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적습니다. 기본에 관하여 이제 막 숟가락 사용법을 파악한 사람에게 땅을 파라고 요청하면, 숟가락 사용법 밖에 모르는 사람은 땅을 숟가락으로 파고 있을 것입니다. 작은 스타트업의 개발자로 일하면서, 원티드 프리온보딩 백엔드 코스에 참여하면서, 땅을 숟가락으로 파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술..
[회고] 2021년 하반기 - 돌에 글을 새기면 백 년을 간다 들어가며 2021년 하반기는 '부족함', '어리석음'. 이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정년을 앞두고, 이제야 당신의 보이지 않던 주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생각하면 빠르게 취업을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때로는 당신의 젊음을 갉아먹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제야 시행착오가 많았던 제 삶이 부끄럽다는 생각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치열하게 노력해서 당신에게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이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구나 알 수 있게 과정이 보이는 참회록이 되길 바랍니다. 퇴사를 하며 2021년 2월, 포켓유니브의 백엔드 개발자가 됐습니다. 팀에 합류하기 전, "지금은..
[회고] 2021년 상반기 - 스타트업에서 내가 배운 것 들어가며 만약 내가 컴퓨터 공학 전공자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프로그래밍 실력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실력이 없어서, 가끔은 조바심이 들기도 합니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흔들리고 불안했기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나의 도전을 응원했던 친구들, 지인들마저 점점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제는 그만하고 다른 길을 가야 하지 않겠냐며, 다른 일자리들을 추천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지금 내가 경험하고 공부했던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에 어디든 취업을 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감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꿈을 찾기 위해..
[회고] 2020년 하반기 - SOPT와 함께한 성장기 들어가며 지금 제 나이가 xx인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도전하는 것을 무서워합니다. 저 또한 27살이란 나이에 개발을 처음 시작해도 괜찮을까 하는 막연함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무섭기도 했습니다. 당장 고등학생들도 개발을 엄청 잘한다는데, 내가 그들과 경쟁했을 때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정말 늦어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두렵고 무서웠을까요. 인생을 돌아간다고 남들에게 손가락질받는 거?, 남들처럼 안정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거?, 아니면 내 또래 친구들은 대기업에 가고 공기업에 가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나는 그렇지 못해서 뒤쳐진다..
[회고] 2020년 상반기 - 사회복지 전공자의 개발 공부 들어가며 프로그래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도전하고 있는 제 삶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1-2월 스파르타코딩클럽과 함께한 첫 시작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어떤 기관인가’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습니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이란, 8주간의 기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 하나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프론트, 백 앤드 지식을 공부하는 부트캠프입니다. 매주 토요일 1시부터 7시까지 말 그대로 스파르타식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매주 숙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됐습니다. 프로그래밍은 스스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개발해보고,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