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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어른이 된다면

 

 

드라마 속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어른이 된다면, 누군가의 뒷모습을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했던 그 다짐을 지금도 가끔 떠올리곤 한다.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지만 인생의 롤 모델이었던 당신이 그리울 때면 당신이 나왔던 작품들을 보곤 한다.

 

입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 타임'을 보면서 힘을 얻곤 했다. 입시 준비에 바빴지만 당신이 나온 드라마만큼은 놓칠 수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봤던 드라마 덕분에 대학교 입시에 합격한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한 대학의 입시 구술 면접에 이런 질문이 나온 적이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문구가 나오며, 이런 문구가 뒤에 이어졌다.

 

 

'당신은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의사이다. 당신 앞에 A, B 두 환자가 실려왔다. A와 B는 모두 위독하다. A는 아이를 유괴한 유괴범이고, B는 A를 쫓다가 다친 경찰관이다. 당신은 하나의 수술실만 사용할 수 있으며, A가 죽을 시 유괴된 아이를 찾을 수 없다. 당신은 A와 B 중 어느 누구를 살릴 것인가.'

 

 

 

딜레마 상황에서 누구를 살릴 것인가 고민하면서 문득 좋아했던 드라마 '골든 타임'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드라마에서 나온 상황과 아주 동일한 상황이 입시 문제에 나왔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정확하게 어떻게 답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때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를 인용해서 답변했던 기억은 떠오른다.

 

 

당신을 좋아한 덕분에 대학에 합격해서였을까. 대학에 합격한 20대에도. 그리고 지금의 30대에도 당신의 작품에서 인생을 배우는 날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사진 속 당신의 모습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의 기회가 없어진 지금에서야 당신 덕분에 유년 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지금도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늦었지만 편히 잠들길 바라며.